내 첫 해외여행은 대학교 1학년 말 일본이었다. 그때만해도 일본 여행에 비자까지 발급 받아야하던 때였는데, 가입했던 써클이 일본애들과 일년에 두번씩 서로 방문하며 영어로 시사문제를 토론하는 곳이어서 그 덕을 본 것. 그때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이, 일본 음식이 우리 음식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가 그 달달함과 느끼함에 질려서 지금은 일부러 찾아가서 먹는 일본라면 등도 엄청난 맛집에 가서도 못 먹은 탓에 10여일 머무르며 3킬로까지 빠졌던 기억.
그리고 두번째 여행은 한 5년의 시간이 지나 대학원 재학 시 언니 가족이 홍콩에 살았어서 방문했던 홍콩. 홍콩 현지인 들이 가는 맛나다는 딤섬집에서 맛보는 현지 딤썸의 맛에 나는 거의 정신이 혼미해 졌었으니... 그 다음 미국에서는 미국식 중식과 정크푸드에 빠졌었고 이후 태국에 갔을 때도 그 무엇보다도 그들의 음식에 넋을 잃었었다. 개인적으로 너무나 힘든 시기를 거쳐 그래도 목표한 시간 안에 끝낸 박사 논문을 제출한 후 3일 뒤로 급 예약해서 떠났던, 4쌍의 신혼부부들 중 혼자 딸랑 싱글이었던 호주 여행은 _여행 가이드가 나를 졸졸 따라다녔다, 자살 여행 온 줄 알았다고... 꽤 많다고_ 지치고 힘들었던 내 심신을 정말 온전히 달래주었었다.
이렇게 다양한 여행의 매력을 알아가며 서서히 나는 여행이 주는 다른 종류의 스트레스와 새로운 앎들, 성취감에 중독이 되어갔다. 미국에 살 때 갔던 프랑스풍을 그대로 가진 몬트리올 퀘벡은 어쩜 또 음식과 문화가 같은 캐나다이지만 나이아가라 인근과 또한 다른 지. 미국은 미국 내에서도 주마다 대표식이 다르고 이름도 다르고 문화도 어쩜 그렇게 다른 지.
그러다가 30세도 중반이 되어서야 기업체로 취직하며 오게 된 이 네덜란드. 나는 네덜란드의 생활방식과 무엇보다도 기차를 집어타고 어디든 가는, 혹은 저가 항공으로 어디든 훌쩍 떠나는 자유로운 여행의 매력에 흠뻑 빠져서 네덜란드에 정착했다. 사실 이곳에 정착하게 된 계기는 조금만 움직여도 너무나 다른, 그러면서도 기독교 기반의 공통점을 보게 되는 신선함과 다양함 속의 일관성을 접하는 매력과 이를 경험하기에 너무나 편리한 방랑의 용이함이 50%였다. 한곳에 머무르나 항상 같지 않은 느낌을 언제라도 가질 수 있는 유럽대륙...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일년 6주가량의 휴가...처음 5년 정도는 회사와 문화에 익숙해 지느라 많은 곳을 여행하지 못했지만 갈수록 가속이 붙어 그렇게 나는 50세까지 50개국을 여행하리라는 목표를, 나이 40이 넘어 세웠었다. 꽤 많은 나라를 아직 개척해야하는 이 목표는 정말 새로운 곳들을 일부처 찾아 다니게 하는 멋진 동기가 되었고, 한곳에서 쉬기 보다는 등산을 한다든 지, 하이킹을 하는 식의 신체활동이나, 도심의 모든 곳을 훑어 보며 문화적 호기심과 지적 욕구를 채우게 하고, 그리고 그런 움직임과 함께 태운만큼 먹어도 된다, 현지식을 듬뿍 먹을 수 있는 정당화와 함께의 매력 나의 40대를 정말 멋지게 동반해 줬다. 비록 45세부터 건강과 이런 저런 이유로 한국에 자주 방문해야해서 페루 이후 남미는 더 이상 방문하지 못했지만, 이건 유럽 내의 알려지지 않은 보석 국가들을 찾아 다닐 수 있게 해 주었다.
올 해 8월로 만 나이 50이 되기에, 넉넉히 성취하겠다고 2019년에는 아른헴으로 집을 보며 이사까지 하는 정말 엄청난 시간들의 와중에 3개국을 넉넉히 둘러보며 했었다, 모나코, 세르비아 그리고 언제든 지 갈 수 있다고 백업으로 남겨 뒀던 아일랜드... 그리고 2020년 2월 북이태리 여행을 예약했으니... 그건 50번째 국가인 산 마리오를 피렌체를 다시 방문하며 쉽게 갈 계획이었던 것.
하지만 계획은 사람이 하지만 이루는 것은 하느님이 하신다던가... 북이태리 여행은 유럽 첫 코로나 근원지가 되어 출발 2주도 안 남기고 비행기표를 날리며 캔슬 해야 했다...그리고 이어진 유럽 각 국가간 락다운과 여행 금지... 한 나라만 남겨 놓고 이렇게 나의 인생중반 목표의 성취가 흔들리다니...
그러던 중 유럽내 락다운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한 이 여름, 나는 잽싸게 스위스와 오스트리아 사이에 있는 조그만 공국, 리히텐슈타인으로 운전해서 다녀오길 계획한다. 집에서부터 850킬로미터 거리인데 미국 살 때 하루 최장거리 운전 1100킬로미터 경력을 가진 나로서는 비록 유럽에 살면서 16년간 운전을 안 했지만 못할 것도 없어 보이는 운전거리였다, 하물며 50번째 국가 목표를 성취할 수 있는데! 갈때는 하루에 리히텐슈타인까지 가서 자고, 돌아 올 때는 스위스와 독일에서 일박식 하며 휴가철 코로나가 다시 기승을 부리기 전에 재빨리 둘러보고 오는 일정. 꿈은 이루어 지는가....여행을 계획하고 부풀어 있는데 독일에서 들리는 소리가 심상치 않았다...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는 뉴스였다. 이번에도 좌절될 수는 없다... 예약했던 호텔들을 모두 한주일 앞으로 당길 수 있는 건 당기고 혹은 다시 예약을 하고 원래 계획보다 일주일 앞당겨 출발. 결국 나는 계획했던 대로 모든 곳을 즐기고 느끼고 감사하며 돌아왔다. 어쩌면 코로나로 인해서 조금은 덜 붐벼서 더 즐거웠던 여행. 나름 자축한다고 내 생애 가장 비싼 호텔에서 일박도 했다 (리히텐슈타인은 전세계에서 제일 잘 사는 나라로 알려져 있고 물가 높기로 악명 높은 스위스와 화폐도 같고 모든 것이 비슷한 영향도 크긴 하지만, 스위스에서 머무른 아침 식사 포함 안 된 4성 호텔의 거의 2배에 달하는 방값을 냈다... 물론 미쉘린 식당을 가지고 있고 부자들의 호캉지로 명성이 높은 호텔로, 공국의 왕이 사는 성을 바라보며 식사하는 자체가 고급진 호텔인 탓도 있다.. 꼬랑지 말이지만 다시는 이런 호텔 안 묵을 거다...ㅎ 이런 호텔들, 워낙 부자들이 머물다 보니 나 같은 사람을 한눈에 알아보고, 짐도 안 받아주고 대접이 안 좋다).
이렇게 나는 나의 삶의 모양을 결정 지은 인생 중반 목표를 쉽지만은 않게, 그러나 하늘이 이끌어 주셔서 혹은 운이 따라주어 성취 했다. 기록에 게을러서 여행 후기를 거의 올리지 못하는데, 언젠가 하나씩 적어 볼 날이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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