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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대장 내시경을 처음으로 해 보고 주저리 및 식단 제안

네덜란드에서 나의 40대 끝물을 기념하며 꼭 하라고 준 선물, 대장 내시경을 마치고 죽은 무슨 죽, 잡곡 팍팍 섞은 새 밥으로 김치, 생선구이, 김 기타 등등 반찬으로 세끼식을 몰아서 한큐에 먹고 후식으로 블루베리를 듬뿍 넣은 플레인 요굴트와 자두, 커피 두사발과 마카롱 6개를 먹어치우니 진정제 약효도 풀리는 느낌. 용종을 하나 떼어 조직검사 한다는데 아직까지는 가스고 뭐고 전혀 아무런 느낌도 없음.

얼마 전에 위내시경도 했었는데 그때는 아침도 먹고(종합 건강 검진이 아니어서인 지 여기선 아침식사를 허용하더라는) 오후에 위내시경하면서 조직을 떼는 검사를 한 후에도 점심 한끼 굶었다고 고추장 팍팍 오뎅떡볶이 포함 세끼식을 몰아서 했던 대식가이자 식애자인 내게는 32시간에 걸쳐서 둘코락스, 마그네슘염, 4리터의 약물을 마시고 화장실을 한 20번 가는 것 보다, 4일 동안 나의 주식인 야채와 과일, 씨앗소재 빵/잡곡, 콩류, 견과류, 아무 치즈, 파 마늘 양파 해산물 갖은 양념 안 먹다가 막판 30시간 굶는 것이 최고최고 힘든 거였음. 장청소가 제대로 안 되면 음식물 찌그러기때문에 잘 안 보이기도 하여 정확한 검사가 안 이루어지기도 하겠지만, 용종이 있어도 제거가 힘들 수도 있고 잘 안 보이는 것을 보려고 무리할 수도 있어 검사 위험요소를 가중시킬 수 있으니 대장 내시경의 가장 중요한 점은 무슨 일이 있어도 장 청소를 잘 해야함, 여튼, 그래서 검사 자체는 껌이고 식단조절이 최고 힘들던데, 이거 거치신 분들 모두모두 존경. 심지어 한국에서는 50세 이후 의무여서 모두 하신다니 정말, 진심 모두 대단하심. 하여 나도 뭔가 꼭 해야 하는 걸 하며 무리에 동참하게 된 느낌.

한국과 좀 다른 점이라면, 찾아보니 한국은 보통 전날 점심이나 저녁까지는 흰죽 정도 먹어도 되던데, 여긴 월요일 오후 검사에 일요일 아침 먹은 후, 한 30시간 완전 굶으라고...하여 물은 원래 많이 마시고, 눈 뜨고 있는 동안 뭔가를 안 먹는게 고문인 나는 4리터 물약을 마시는게 오히려 맛있고 해갈도 되더라는... 한국과 또 다른 점은 대장 내시경을 반드시 진정제 투입(수면)으로 하고, 끝난 후에 집에 데려다 줄 보호자를 반드시 동반해야한다는 것... 아른헴으로 이사 온 지 얼마 안 되어 겨울 휴가, 이후 다시 바로 코로나 락다운으로 사귄 사람도 변변치 않아 근처에 부탁할 만한 사람도 없는 상황이고, 위내시경은 항상 어디서나 맨정신으로, 것도 전에 30분도 그냥 해 본 지라, 그리고 집까지 한적한 공원 속으로 걸어서 20분 거리라 구구절절 그냥 하겠다고 했다가 스타일만 구기고 단칼 거절.. 여튼, 너무 고맙게도 차로는 5분 거리 병원과 집을, 보호자라고 나를 데려와 주시고자 편도 만도 1시간 40분을 운전하여 와 주신 고마우신 분 덕분에 너무 든든하게 잘 마치고 옴.

그리고, 한국도 대장내시경 끝나면 종합병원에서 음식 주나? 여기는 끝나자 샌드위치와 음료를 제공... 마스크도 안 쓰는 현지 의료인들이지만, 코로나이건 뭐건 상관없이 손도 안 씻고 정신 몽롱한 상태로 먹어치운 너무 허접한 네덜란드 샌드위치(예의 치즈한장 달랑껴있는)와 전형적 쓰디 쓴 커피 한잔이 개눈 감추 듯 없어지더라는.

다시 보게 된 네덜란드 의료계 : (말종에 무능력자도 그런 돌팔이가 또 있을 수 없다는 걸 이제서야 안) 로테르담의 홈닥터가 너무 엉터리였는데, 더치 홈닥터는 다 그런 줄 알았어서 딱히 다른 데를 찾지 않았었고, 종합병원에 대해서는 지인이 유방암 1기 간단하다는 수술 후 의료사고로 사망하신 후 (그리고선 아시안의 특이 반응이었다고 넘어감..ㅠ) 네덜란드 의료체제에 대해서 영 회의적이어서 한국 방문의 이유도 더할 겸 한국에서 모든 병원 문제를 해결해 왔었는데, 코로나로 인한 여행 제한 후, 6월초에 우연히 홈닥터가 발견해 준 극심한 빈혈 이후 꼬리에 꼬리를 문 검사들과 처치에 상당히 감탄 중. 빈혈은 철분제를 6주 고용량 복용 후 정상화 되었는데 6주 후에 다시 피검사 한다고(뛰는 운동을 너무 과다하게 하여 발바닥에서 적혈구들이 파괴되고 위장관 출혈 및 땀 등으로 철분이 과다 배출되어 빈혈이 생긴 거라는 가설을 검증하고자 6주 동안 발바닥 과다 쓰는 운동 안하기로 결심). 어떤 점에서는 한국보다 훨씬 의사와 환자가 연결이 잘됨. 인터넷 기밀 편지를 통해서 종합병원전문의나 홈닥터에게 궁금함을 물으면 바로 답장을 받거나 전화로 답을 받음. 한국에서는 의사 선생님이 무슨 하늘의 신 인양 전혀 연결이 안되는 데에 비하면 놀라움. 뭐 조직검사 결과는 의사가 너무 바쁘다고 한달 후에나 알게 되지만 전반적으로 모두 대단히 친절하고 생각 보다 빠름.

대장내시경 전 식단 아이디어 : 사진은 섬유질, 씨앗류, 고지방 없이 식단조절해야한다고 해서 사흘 먹을 음식을 간장/조청/발사믹식초/미림 양념으로만 만들었던 건데, 사진에 안 나온 닭장조림 600그람, 두부 두모, 3일전까지 먹은 바나나 한다발 모두 없어지고, 만들어 놓은 계란장을 심심한 양념으로 부어서 달걀 오믈렛 해서 흰밥을 덮어 먹었는데, 분명 양과 칼로리는 한끼 600칼로리 정도로 넉넉한데 흰밥과 다른 양념 (파, 마늘, 고춧가루, 깨 등) 안 한 단백질만 먹는게 이렇게 안 먹는 것 같고 힘든 줄 몰랐음. 슈퍼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고등어 구이와 훈제 연어도 계속 먹었지만 간이 좀 쎄고, 내가 심심하게 만든 계란장이 너무 맛나긴 하였으나 달걀 노른자를 너무 먹는 거 같아서 지방 없는 코타지 치즈와 두부도 계속 더 먹은 건데 지난 4-5일동안 달걀 한 20개 먹었다는... 처음에 계란장을 심심하게 넉넉히 만들면서 검사 끝나고 죽 끓일 때 간하는데도 쓰겠다 한건데 끝나고 나니 죽은 무슨 죽.. 음식은 다양한 양념에 씹어야 맛. 블랙커피나 차는 하루 전까지, 이온음료는 하제와 함께도 마셔도 된다고 한국웹페이지에는 나오던데, 이온음료 성분을 보면 검 (gum)들이 있는게 꽤 많아서 (검이 야채류 속의 수용성 식이섬유의 성분들이니 이왕 피하는 거 완전히 피하는게 나을 듯) 이온 음료도 안 마시고 대신 당일 아침에는 오후까지 아직 오래 기다려야 해서 전해질 보충을 위해서 물마시는게 허용된 시점 한참 전에 죽염과 꿀을 조금 녹여 마셨음. 참, 나는 의사 처방으로 고용량으로 철분제를 먹고 있었는데, 철분제는 내시경 1주일 전부터 완전히 끊어야한다는 고지를 받았음. 철분제 먹으면 변의 색이 검어지므로 당연하겠다는...혹시나 철분이 함유된 영양제를 먹고 있었다면 내시경 검사 며칠전부터는 안 먹는게 좋을 듯. 

 

 




느낀 점 : 이번 경험을 통해서 건강해야겠다고 절실해지는게, 무엇보다도 그래야 먹고 싶은 음식들 골고루 먹을 수 있을 듯...그리고 과장 섞어 살짝 헷갈린 게, 나이 먹으면 여기저기 녹이 쓸어가기 시작해서 병원에 가는 게 맞을텐데 , 병원에 검사 받으러 다니면서 워낙 시둘려서 아파지는 것도 있을 듯.

대장검사.. 식이조절과 심리적압박 때문에 내게는 정말 온갖 에너지 다 들어 갔던 검사. 평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오늘부터 다시 축제.